초록

이 글의 목적은 중국 5 · 4 신문화운동 시기에 나타난 반전통주의 사조를 통해 유교문화의 가족주의와 그 도덕규범인 충효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데 있다. 동서 문화의 충돌로부터 시작된 중국의 근대는 서양 제국주의로부터 조국과 민족을 어떻게 보존하고 중흥할 것인가의 문제를 수반했다. 이는 외적으로는 서양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그리고 내적으로는 봉건전통에 대한 반성과 극복이라는 두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서는 후자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전통의 문제는 늘 예민하고 뜨거운 논란을 낳는다. 5 · 4신문화운동 당시 도달한 결론은 전통문화의 전근대성을 극복하고 서양의 과학과 민주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학과 민주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전통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특히 유교전통과 문화, 윤리사상을 해석하고 계승하는 문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문제로서, 우리의 오늘과 미래를 돌아보는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한다. 이 글은 먼저 5 · 4 신문화운동 시기 지식인들이 중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격렬하게 비판하고 부정했던 문화사조를 살펴본다. 당시 지식인들이 전통문화를 재평가하면서 발견한 것은 가족 공동체에 매몰된 개인이었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그늘에 가린 개인의 자유와 존엄, 평등에 주목하면서, 과연 유교문화에서 개체로서의 자아를 어떻게 억압하고 순치하는가를 분석하여 유교 가족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하였다. 그리고 충효의 도덕규범과 전제군주제도의 관계를 고찰하여, 효제가 전제정치와 가족제도를 연결시키는 고리임을 밝힌다. 요약하면, 유교문화의 가족주의와 충효의 윤리, 그리고 예치질서의 본질적 한계를 비판하고 계몽하는 동시에 현대에 맞는 새로운 규범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궁극적으로 유교전통의 현대적 재해석과 계승을 위한 단초를 얻는 데 있다.

키워드

전통, 유교문화, 가족주의, 개인, 개성, 자유, 유교윤리, 효제, 충, 전제군주제, 가국(家國)일체

참고문헌(12)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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