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전통시대의 ‘상관적 사유’를 토대로 하여, 『악학궤범(樂學軌範)』 당악정재(唐樂呈才) 춤절차의 규칙성과 『악학궤범』 권1에 제시되어 있는 사상체계의 상관성을 연구한 것이다. 그 결과 첫째, 교차회무(交叉回舞)는 동쪽에 위치하여 양(陽)을 상징하는 좌대(左隊)와 서쪽에 위치하여 음(陰)을 상징하는 우대(右隊)가 서로 교차하여 음양의 합을 이루고 있는 형상이며, 해와 달, 그리고 북두칠성의 운행과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는 양인 하늘과 음인 땅이 음양의 합을 이루듯이,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본받아 무원들의 교차회무를 통해 음양의 조화를 형상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무원 전체가 크게 원을 그리며 도는 회선(回旋)은 모두 좌선(左旋)하는데, 좌선의 의미는 팔풍(八風)과 관계가 있다. 즉 춤절차에서 좌선은 시계방향으로 바람[風]의 진행 방향에 따라 도는 것과 관계가 있다. 셋째, 춤절차 ‘3’회 반복과 사상적 체계의 상관성이다. 전통시대에는 하늘과 땅, 사람을 하나의 우주적 관점에서 해석했으며, ‘3’은 바로 천지인의 상징이었고, 예악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었으며, 천지자연의 완성과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춤의 절차에서 나타난 규칙성은, 음양의 합ㆍ천간(天干)과 지지(地支) 기운의 조화ㆍ팔풍의 방향성ㆍ‘3’으로 표현된 천지인의 합일 등을 총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천지인의 기운이 하나로 응집되어 자연순응, 천지기운순행(天地氣運順行) 등을 구현하고자 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춤절차의 규칙성은 ‘천지의 화(和)’를 형상화 했던 것으로 귀결된다. 본고의 연구결과는 과거 악무(樂舞) 제작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악학궤범』 당악정재에 내재되어 있는 사상적 체계의 실현 양상을 객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

키워드

규칙성, 사상성, 상관적 사유, 팔괘(八卦), 팔풍(八風), 자연순응(自然順應), 천지의 조화[天地之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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