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18-19세기 시대정신, 다산 정약용으로 대표되는 근기 실학의 역사의식과 조선후기 천주교 수용의 원인에 관한 논란 등을 성호좌파의 天理와 敬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신유사옥에 관한 다산의 입론을 통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고찰 결과 성호와 성호좌파는 “일상에서의 도덕”이라는 주자학적 역사의식에서 인간과 사회 문제를 고민했지만 결국 주자학적 토대를 이탈해갔고, 특히 다산은 性卽理의 기반을 허물고 순자의 化性起僞論에 근접하는 논리를 구축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덕과 실천을 위한 고민은 계속되었으나 그 논의 틀은 더 이상 주자학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이 주자학을 벗어났다고 해도 유학까지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다산은 신유사옥으로 희생된 성호좌파의 인물들에 대한 변론에서 자신들의 천주교 접촉이 서양과학 즉 西法에 대한 단순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성호학파는 천주교를 비판하고 있었고, 그 논리는 당시 지성계의 일반적 입장과 일치했다. 그러므로 단편적인 사실을 근거로 근기남인 내지 퇴계학으로 논의를 소급해가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 이 시기 북학이 천주교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서 실학의 지평에서 볼 때도 천주교 수용의 필연성은 없었다고 하겠다. 유불논쟁을 거친 조선 유교이고 보면, 유교나 퇴계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천주교의 구복적인 요소에 대한 반론만을 강화할 뿐이었다. 서학의 수용 논리를 당시 유교의 내적 필요에 연결하여 모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키워드

성호, 실학, 다산, 천주교, 역사의식.

참고문헌(11)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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