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은 『중용』에 있어서의 성(誠)사상과 천인(天人)관계에 대하여 연구한 것이다. 『중용』은 원래 『대학』과 함께 유학의 철학적 기반이 풍부하게 담겨져 있는 경전이다. 『중용』은 유학의 성(誠)사상을 천인관계의 입장에서 그 위상을 보다 철학적으로 확립시켜 놓았다. 『중용』은 33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주로 중화(中和) 또는 중용사상을 말하고, 후반부에서는 성(誠)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용』에 있어서 ‘성(誠)’은 진실무망(眞實無妄)하여 천리(天理)의 본연으로 천도(天道)이며, 만물의 존재의미를 끊임없이 완성해가는 우주적 원리이다. 천도인 성(誠)으로부터 밝아진 것이 성(性)이므로, 인간에게 내재된 성(性) 역시 성(誠)을 본질로 하고 있다. 즉 이 인간 본유의 천부적인 덕성으로서의 성(性)은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천리의 본연인 성(誠)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성(誠)은 인간존재의 본질이자 우주 만물의 존재 원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誠)은 천리의 본연으로 하늘과 사람이 조화할 수 있는 천인합일의 원리가 되는 것이다. 인간이 천인합일의 원리인 성(誠)을 인식하는 길은 ‘성으로 말미암아 밝아짐으로 나아가는 것〔자성명(自誠明)〕’과 ‘명으로 말미암아 성실해짐으로 나아가는 것〔자명성(自明誠)〕’이다. 전자는 스스로 완성하고 실행하는 성인(聖人)의 수양 공부라 할 수 있고, 후자는 배우고 노력하는 군자(君子)의 수양 공부라 할 수 있다. 군자가 성(誠)을 체득하는 ‘성지(誠之)’의 주체적인 수양 공부는 ‘택선(擇善)’과 ‘고집(固執)’의 두 과정이 된다. ‘택선’은 모든 이치를 분별하고 분석해서 이른바 착함을 찾는 것이므로, 앎을 지극히 하는〔치지(致知)〕 공부이며, ‘고집’은 선을 택하여 그 도덕적 본성의 선함을 굳건히 지켜 실천하는 것이므로, 힘써 실행하는〔역행(力行)〕 공부이다. ‘택선’은 ‘지(知)’의 일이고 ‘고집’은 ‘행(行)’의 일이므로, ‘택선’의 결과는 ‘고집’에 있고, ‘고집’의 근거는 ‘택선’에 기인한다. 따라서 ‘택선’으로 드러나는 ‘명선(明善)’의 결과는 ‘고집’으로 나타나는 ‘성신(誠身)’에 있으며, ‘성신’의 근거는 ‘명선’에 있다. 결국 ‘택선’과 ‘고집’의 일은 둘이 아니고, 또한 ‘명선’과 ‘성신’의 일도 하나의 차원인 것이다. 따라서 ‘고집’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택선’을 알아야 하고, ‘성신’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또한 ‘명선’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박학(博學)·심문(審問)·신사(愼思)·명변(明辨)’은 ‘택선’으로서 선을 깨닫는 앎〔지(知)〕의 영역이 되며, ‘독행(篤行)’은 ‘고집’으로서 인(仁)을 실천하는 행위〔행(行)〕의 영역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행일치의 ‘성지’의 수양 공부를 통하여 도덕적 인간상인 군자로서 인간 완성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인간이 부단한 ‘성(誠)’의 주체적 체득을 통하여 인간의 ‘지(知)·인(仁)·용(勇)’의 도덕성을 얻게 되고, 그것으로 또한 사람이 지켜야 할 떳떳한 인륜(人倫)으로서 인간의 사회관계에서의 행위 질서인 오륜(五倫)이 행해지며, 나아가서는 ‘구경(九經)’에 이르기까지 사회 완성이 실현되는 것이다. 천하에 지극한 ‘성(誠)’이야말로 본성을 다할 수 있고, 사람의 본성을 다할 수 있으며, 사물의 본성을 다할 수 있다〔진기성(盡其性), 진인성(盡人性), 진물성(盡物性)〕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천지의 화육을 돕고, 천지와 더불어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지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천인합일의 구경적인 이상이 되는 것이다. 『중용』에 나타난 성사상과 천인관계는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자연과 인간의 화해(和諧)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의미 있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키워드

『중용』, 천도(天道)와 성(性), 성(誠)과 성지(誠之), 택선(擇善)과 고집(固執), 삼달덕(三達德)과 오달도(五達道), 천인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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