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조선유학에서 심에 대한 논의는 주로 4단과 7정, 인심과 도심, 본연지성과 기질지성, 인성과 물성의 동이 문제, 미발심체기질의 선악 문제, 성범심동이에 관한 문제, 지각과 지의 문제 등이 초점을 이루었다. 그런데 실학자들은 이러한 성리학의 심론에 대해 어떠한 입장과 태도를 취하고 나아가 어떤 대안을 제시했는가를 성호, 담헌, 다산, 혜강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실학의 심에 대한 담론은 크게 보면 자연주의적 심론과 휴머니즘적 심론으로 대별된다. 주자학의 인간-자연 통합구도가 실학의 심론에서는 분열된다. 자연주의적 심론은 홍대용 등에 의해 제기되어 최한기로 발전하였고, 휴머니즘적 심론은 성호에서 다산으로 이어진다. 성호는 심의 개념을 명료히 함으로써 ‘인간의 심’과 ‘동물의 심’, ‘초목의 심’, ‘천지의 심’ 등 ‘심’이란 용어가 같다고 해서 의미가 같은 것은 아니고, 그것은 단지 유비로서 그렇게 사용될 뿐 본질적 의미의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담헌은 인간에게만 도덕적인 마음이 있고 동물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는 인간중심의 도덕주의적 독선을 비판하고,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인간과 동물의 마음의 연속성을 강조하였다. 다산은 성리학적 심론의 불교적 흔적을 비판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마음의 차이를 강조하고, 인간 마음의 근원은 상제라고 보고, 인간 마음의 선지향성과 자유의지를 높이 평가하였다. 그리고 혜강은 인간의 마음은 독자적인 영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몸, 특히 감각기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것과 유기적 관련을 맺고 있는 중심이라고 이해한다. 이러한 이해에 기반하여 혜강은 마음으로서의 신기는 외부의 사물을 경험적으로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인간의 신기는 다른 인간의 신기와 서로 통할 수 있는 상호주관성 또는 보편성이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그것에 기반한 진리의 객관성, 인식의 객관성을 옹호한다.

키워드

실학, 마음, 이익, 홍대용, 정약용, 최한기

참고문헌(9)open

  1. [단행본] 이익 / 星湖全集

  2. [단행본] 홍대용 / 湛軒書

  3. [단행본] 정약용 / 與猶堂全書

  4. [단행본] 최한기 / 1989 / 국역 기측체의1 / 민족문화추진회

  5. [단행본] 김인규 / 2008 / 홍대용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6. [학위논문] 김문용 / 1995 / 홍대용의 실학사상에 관한 연구

  7. [학술지] 안영석 / 2005 / 성호(星湖) 성리설(性理說)의 전개와 변용 / 동양철학연구 41

  8. [학술지] 李賢九 / 2003 / 崔漢綺 사상의 인식론적 의의 / 대동문화연구 43 : 253 ~ 272

  9. [학술지] 장승구 / 2007 / 다산 정약용의 윤리사상 연구 / 한국철학논집 21 (21) : 165 ~ 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