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원자론은 원래 만물의 생성소멸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유물론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유물론자들은 관념론자들이 주장하는 정신이나 영혼을 부정하고 신까지도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비판하고 부정한다. 그러나 원자론의 완성자로 불리는 에피쿠로스의 철학에서는 유물론자들이 부정하는 이러한 정신이나 영혼은 물론 신까지도 그 존재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고 원자론에서 운동 원인론의 관점에서 설명되고 있다. 원자론은 물질에 관한 이론이지만, 정신이나 신의 존재란 우리의 체험에 주어지고 이러한 존재를 원자의 운동의 관점에서 환원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에피쿠로스에서 정신이나 신은 물질의 현상으로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운동의 효과나 그 운동의 원인으로서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에피쿠로스의 신은 유물론자들이나 관념론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신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실존적인 생명체적 존재로, 그리고 그것이 아타락시아(ataraksia)의 행복과 선의를 지니고 있는 현실적 존재로 나타난다. 원자론자로서 신의 개념과 종교를 인정하는 에피쿠로스의 이러한 신에 관한 사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에피쿠로스가 전제하는 원자와 공허, 그리고 그것의 운동의 의미가 초기 원자론자들이 내세우는 원자와 공간, 그리고 그 운동원인 개념의 단순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각각 분화되고 질적으로 다른 이중적인 의미들을 지니게 됨에 따른 것이다. 그에 있어서 공간은 공허(kenon)와 실재하는 장소(chora)로 나뉘고, 원자(atom)라는 존재도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만물의 존재를 이루는 성질들을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거나 다양한 질적 차이를 지닌 다양한 원자들, 특히 원자의 운동방식에 있어서 무게에 따르는 필연성에 따르는 원자 외에 자유의 원자의 경사운동으로 분화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서 설명될 수 있다. 에피쿠로스가 원자론을 끌어들여 자신의 사상을 확립한 것은 원자론이 자연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윤리나 종교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위하여서였다는 것은 소크라테스와 같은 동기에서였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소크라테스의 미래를 지향하는 오르페우스 종교의 이원론적인 것과는, 달리 현생만이 존재하고 현생의 쾌를 인생의 목적으로 하기 위해서이다.

키워드

원자와 공허, 장소(chora), 자유원자, 영혼, 신.

참고문헌(14)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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