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은 조선조 유학자 유회당(有懷堂) 권이진(權以鎭: 1668-1734)이 저술한 「태극도기의(太極圖記疑)」를 중심으로 그 물음의 답변자였던 명재(明齋) 윤증(尹拯: 1629-1714)의 관점을 확인하고, 「태극도기의」의 철학적 내용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 시론적 연구이다. 본래 명재는 형이상학적 이론 성리학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명재는 자신의 제자이자 조카였던 유회당의 학문적 관심과 의문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이 태극논변의 문답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명재는 기본적으로 주자와 율곡의 관점을 통해 「태극도설」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유회당의 의문에 대해 명재가 하나하나 답변해 가는 과정 속에 잘 반영되어 나타나 있다. 명재는 대체로 유회당의 「태극도설」에 대한 이해가 정밀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명재는 「태극도」에 나타난 흑백의 권역에 관한 유회당의 ‘삼중설’적 입장을 ‘이중설’을 통해 수정하고, 퇴계가 주장하는 태극관과 ‘리기호발’의 의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유회당의 입장이 자칫 퇴계와 같아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또한 명재는 ‘양변음합(陽變陰合)’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유회당에게 주자의 변합론 내지 변화론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양자는 다 같이 이 「태극도기의」를 통해 ‘무극’의 의의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는 이들이 유학적 사유 안에서 ‘중정(中正)’과 ‘인의(仁義)’의 구현을 최종목표로 삼았던 데에 기인한다. 양자는 의도적으로라도 도가나 불교적 요소와 마찰을 빚을 만한 것들에 대해서는 아예 거론하지 않던가, 그것을 유학적 세계 안으로 전회시켜 융화해내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견지하고 있었다. 이 지점에서 유가적 ‘성인’이 요청되어지고, 그 행동강령은 필연적으로 인의의 실천이념이기도 한 ‘성(誠)’으로 모아진 것이다.

키워드

유회당 권이진, 명재 윤증, 「태극도설」, 「태극도기의」, 리기호발, 양변음합

참고문헌(14)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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