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에서는 ‘분노’에 대한 주자의 견해를 도덕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도가와 불교 그리고 스토아 학파에서는 ‘분노’를 제거되어야 할 부정적인 심리상태로 간주한다. 이와 달리 주자는 ‘분노’란 분노할만한 사태에 대한 정당한 반응이라고 간주한다. 그에 의하면, 마음의 본래모습은 거울과도 같아서 당면 사태를 ‘있는 그대로’ 표상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주자는 감정과 관련하여 강한 인지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노’의 감정이 당면 사태에 대한 정당하고도 객관적인 반응이라면 감정의 오류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주자는 감정에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 원인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현상의식의 심층에 깔려있는 자기중심적 신념체계 즉 ‘사심’(私心)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선행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응어리져서 지속적으로 후속사태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의 체류’(滯留) 현상 때문이다. 수양을 통해 이 두 가지 문제가 깨끗하게 극복될 때 주체는 다시금 객관 사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해서 획득된 감정의 ‘무사성’(無私性)은 덕스러운 인격에 도달하기 위한 도덕심리학적 필수조건이 된다.

키워드

주자, 주희, 감정, 분노, 수양, 덕, 도덕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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