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박세당의 경학사상에 대한 평가는 ‘반주자학’ 혹은 ‘탈성리학’적인 요소라는 경우와 그렇지 않다는 경우로 나누어진다. 그렇지 않다는 경우에는 박세당이 주자의 성리학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는 주장, 박세당의 경학사상은 경학사적인 의미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글에서는 박세당의 학문을 주자학 혹은 성리학이라는 틀을 통한 이해보다는 박세당 자신의 관점이 무엇이었으며, 그 관점에서 주자가 어떻게 이해되었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박세당은 경문의 새로운 이해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만 주희의 주석을 비판 또는 수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박세당이 『사변록』을 저술하게 된 동기와 그 속에 나타나 있는 그의 경전 해석의 기본 관점을 통하여 그의 주희 이해 방식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박세당은 학문에서 멀고 깊은 것은 가깝고 얕은 것을 통하여 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인간이 도달하기 쉽고, 헤아리거나 얻거나 알기 쉬운 것으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버려두고 멀고 깊은 것을 탐구하게 되면 본령에서 어긋난 공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박세당의 경전 해석의 기본 관점인 ‘하학상달’의 방법이다. 박세당은 漢唐代의 잘못된 학문 경향을 바로잡은 공로는 바로 程朱學이며, 程子⋅朱子 두 선생에 의해 六經의 뜻이 다시 세상에 밝혀지게 되었다고 극찬하였다. 그리고 박세당은 육경의 이치는 하나지만 그것을 이해하는 길은 여러 가지이므로 朱子學도 그 중에 하나라고 인정하였다. 물론 자신의 방법도 그 중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변록』을 짓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견해와 하학상달의 방법론이 박세당 경학의 기본 입장이며, 이 관점에서 박세당은 주희의 경전 주석을 이해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박세당은 경전에 대한 기본 입장과 하학이라는 방법론을 통하여 유교 경전을 새롭게 해석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주희의 주석을 비판 혹은 수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思辨錄』, 朱熹, 反⋅脫朱子學, 下學上達, 六經

참고문헌(10)open

  1. [기타] / 四書, 朱子大全, 朱子語類

  2. [기타] / 思辨錄 / 한국고전번역원

  3. [기타] / 西溪集 / 한국고전번역원

  4. [기타] / 宋子大全 / 한국고전번역원

  5. [학술지] 강지은 / 2010 / 17世紀 經學方法論 硏究 ‐獨創性 및 批判性을 尺度로 한 經學硏究를 대신하여‐ / 퇴계학보 (128) : 129 ~ 182

  6. [학술지] 김만규 / 2003 / 17세기 한국의 정치개혁론에 관한 비교 연구 / 동양정치사상사 2 (2)

  7. [학술지] 김태년 / 2010 / 박세당의 「사변록」 저술동기와 「대학」 본문 재배열 문제에 대한 검토 / 한국사상과 문화 (51) : 213 ~ 238

  8. [학술지] 오용원 / 박세당의 논어사변록 연구 / 대동문화연구 47

  9. [단행본] 윤사순 / 1980 / 한국유학논구 / 현암사

  10. [학술지] 이영호 / 2000 / 서계 박세당의 사변록⋅대학에 대한 연구 / 한문학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