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인류의 역사에서는 과학기술의 점진적인 발전이 항상 존재해 왔으며, 이에 따른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대응 및 조정이 때로는 비교적 순조롭게 때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루어져 왔다. 과학적 혁신이 대두될 때마다 필연적으로 이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제도와 가치관이 생겨났고,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 규범과 윤리 의식에도 큰 변화가 생겨났다. 우리는 과학기술과 윤리의 상관성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접근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 하나는 과학기술계 내부에서 요구되는 윤리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윤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학기술의 윤리가 과학 내의 담론에 머물지 않고, 과학 외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그 영향력이 매우 커졌고, 또한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심각한 부작용과 폐해를 낳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윤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인 가치 판단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과학기술과 관련된 윤리는 종래의 개인적인 인간 관계의 윤리가 아니라, 인류 공동체의 생존을 책임지는 문제에 초점을 두는 보다 거시적인 윤리이다. 이처럼, 인류 공동체의 생존과 관련된 과학기술의 윤리는 개인의 양식과도 관련되지만, 자연 생태계의 파괴, 인류의 자멸을 초래할 수 있는 이기주의, 그리고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문제와 관련된 사회정의의 문제 등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해결하느냐 하는 기능적 윤리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 한편, 과학기술의 발전과 급격한 정보화는 인간의 지식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지식이나 과학기술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선입견 없이 파악해서 윤리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과학기술과 제반 사회 문제의 상관 관계를 올바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과학기술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를 규정해 준 여러 가지 문화적인 전제, 즉 기본적인 신념이나 윤리 규범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과학기술에 종속된 노예가 아니라, 그것을 창조적으로 이용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류의 복지를 위해 과학기술을 인간적이고 윤리적으로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기술의 영향을 평가하는 문제와 함께, 우리는 과학기술의 미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인간적이고 윤리적인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만일 현대의 과학기술이 윤리적인 토대 위에서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새로운 통일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만약 세계 각국과 지역이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집하면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이기적인 과학기술관을 심어준다면, 오늘날 세계사적인 위기의 해결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 사회의 주도적인 가치관은 물질주의와 소비 지향적인 생각을 행복과 동일시한다. 그러나 보다 인간적인 자기 성취와 자아실현은 이러한 잘못된 가치 지향을 바로 잡고, 진정한 자기 성취가 무엇인가를 묻는 가치와 태도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는 과학기술이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가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과학기술과 환경윤리의 접목에서는 생태계가 지니고 있는 호혜, 평등, 공존, 개방성, 다원성이 풍부해야 한다. 왜냐하면 과학기술과 윤리의 지속 가능성이 없이는 지구적 공평성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구 공동체적 삶은 궁극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존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키워드

기능적 윤리, 기술적 행위능력, 과학기술의 인간화, 과학기술의 윤리, 진보의 개념, 책임윤리, 환경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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