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논고는 조선 후기 정제두와 그 친우들이 나눈 지행논변의 쟁점과 함의를 고찰한 것이다. 당시 지행논변의 쟁점은 선지후행(先知後行)과 지행병진(知行竝進)의 문제에 있었다. 정제두의 친우들인 박심, 민이승, 최석정은 도덕활동의 주체는 심(心)이지만 궁리(窮理)와 함양(涵養)을 통해 객관 도리와 내면의 도리가 조응하도록 해야 하며, 이는 견문지의 습득에서 출발한다고 보았다. 이들은 주희와 마찬가지로 선지후행(先知後行), 궁리(窮理)와 함양(涵養)의 상수(相須)라는 측면에서 지행병진(知行竝進)을 견지했고 이에 근거해서 양명학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제두는 궁리(窮理)여부와 관계없이도 이미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도덕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양지(良知)에 주목하여, 지행(知行)이란 양지의 체용(體用)이므로 합일(合一)이라고 주장했다. 정제두와 그 친우들의 지행논변은 양명학의 지행합일과 주자학의 지행병진이 지니는 차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이들 논쟁의 함의는 도덕의 근본 동력을 무엇으로 보는가 하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각 지행론이 다르게 정립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 개념비교는 불가능하다. 정제두의 친우들은 주희의 입론에 근거해서 도덕활동의 관건을 심의 궁리와 함양에 두었지만 정제두는 왕수인의 입론에 근거해서 양지본체의 실현이 관건이며 양지가 곧 도덕활동의 근본 동력이 된다고 본 것이다.

키워드

지행논변, 지행병진, 지행합일, 정제두, 왕양명, 조선후기

참고문헌(14)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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