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인류사를 뒤돌아보면, 민족마다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像이 있다. 영국에서는 ‘紳士’, 중국에서는 ‘聖人君子’, 일본에서는 ‘武士[사무라이]’가 그 한 例일 것이다. 또 요즘에는 국가마다 자신들의 나라를 상징하는 브랜드[image]라는 것을 내세운다. 만약 ‘프랑스’를 언급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술의 나라’를 떠올릴 것이고, ‘독일’을 언급하면 많은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켰던 ‘강인한 게르만족’을 상상하곤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독일이 나치라는 범죄 집단을 부끄러워하며 용서를 구했고, 이후 튼튼한 기계와 치밀한 수리력을 앞세워 기차와 자동차를 만들어낸 산업강국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유’와 ‘평등’이 무한 보장되어 ‘American Dream’이 실현되는 꿈의 나라로 인식된다. 이런 것들이 이른바 그 나라의 품위를 알리는 ‘국격’이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일까? 중국은 문화대혁명 때 孔子를 버렸고, 모택동은 批林批孔運動을 펼치며 儒敎를 처절하게 비판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600년이라는 전례없는 長壽王朝를 탄생시켰는데, 그 왕조는 곧 ‘선비’가 통치한 나라였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이상형의 인간상은 ‘선비’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또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선비’가 살아있는 ‘東方禮儀之國’이라고 평가할까? 우리는 산업화를 거치면서 눈부신 富의 축적과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을지는 몰라도, 도덕적 타락과 정신적 해이라는 부정적 이면을 가지게 되었다. 否認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여기에서 부끄러워할 수 없고, 고개를 숙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우리는 수많은 고비를 겪으면서도 반만년 역사를 면면히 이어왔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힘은 憂患意識 속에서도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있었던 ‘정신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先代로부터 내려온 ‘선비정신’이 동력源이었고, 에너지였다. 단군이래로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에겐 단 한 순간도 내던지지 않았던 민족정신이 있었다. 그것은 사장되지 않고 생명처럼 이어온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內柔外剛의 선비정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제4차 혁명과 기술과학의 발달이 인공지능[AI]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때야말로 全세계인들은 ‘보다 더 인간 냄새가 풍기는 인간적인 모습’에 갈망한다. 실로 ‘유교의 선비정신’이 요구되는 시기이며, 이 정신은 서구가 말하는 Humanity에 가장 근접한 코드이고, 21세기 이후 인간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저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하여 이 글이 “우리 것이야말로 좋은 것이다.”라는 슬로건이나 명제를 내세우고자 작성된 것은 결코 아니다. 아무리 우리 고유의 것이라 할지라도, 비판받아 마땅한 것은 당연히 겸허한 자세로 성찰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글은 그간 선대로부터 이어온 올곧은 선비정신의 실재가 존재했었음을 역사적 사례로 실증해냄으로써, 후속세대들에게 무한한 자존심을 가지고 기억해달라는 최소한의 간절함에 있다.

키워드

聖人, 君子, 선비[儒・士], 선비정신, 好學, 絜矩, 忠恕

참고문헌(37)open

  1. [기타] / 經書 /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영인본

  2. [기타] / 四書集註 / 보경문화사

  3. [기타] / 禮記 / 富山房

  4. [기타] 사마천 / 原典史記 / 한불학예사

  5. [기타] 반고 / 漢書 / 朋友書店

  6. [기타] 안정복 / 日省錄 / 국립중앙도서관

  7. [기타] 안방준 / 混定編錄 / 규장각

  8. [기타] 이황 / 退溪集 / 국립중앙도서관

  9. [기타] 김시습 / 梅月堂集 / 국립중앙도서관

  10. [기타] 정약용 / 經世遺表 / 국립중앙도서관

  11. [기타] 정약용 / 與猶堂全書 / 국립중앙도서관

  12. [기타] 채제공 / 樊巖集 / 규장각

  13. [기타] 이현보 / 聾巖集 / 규장각

  14. [기타] 류성용 / 懲毖錄 / 한국학진흥원

  15. [기타] 이덕무 / 靑莊館全書 / 규장각

  16. [기타] 황현 / 梅泉集 / 고려대학교 도서관

  17. [기타] 허준 / 東醫寶鑑 / 한국학중앙연구원

  18. [기타] / 朝野會通 / 국립중앙도서관

  19. [기타] / 한국고전번역원 D/B 「韓國文集叢簡」 : 「靑莊館全書」, 「梅月堂集」, 「與猶堂全書」 등, 위 古書原典

  20. [기타] / 국사편찬위원회 D/B 「朝鮮王朝實錄」 : 「日省錄」, 「懲毖錄」 등, 위 古書原典

  21. [단행본] / 1980 / 유교대사전 / 박영사

  22. [단행본] 허준 / 2003 / 완역 東醫寶鑑(1) / 푸른사상

  23. [단행본] 이중표 / 2017 / 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 / 불광출판사

  24. [단행본] 大庭脩감수 / 2014 / 漢書百官公卿表譯注 / 朋友書店

  25. [단행본] 秋適 / 1995 / 明心寶鑑 / 재단법인 성균관 출판부

  26. [단행본] 최대림 / 1993 / 史記(列傳) / 弘新新書

  27. [단행본] 다케다 다이준 / 1993 / 사마천과 함께 하는 역사여행 / 하나미디어

  28. [단행본] 가지노부유끼 / 1996 / 유교란 무엇인가 / 지영사

  29. [단행본] 김용재 / 2014 / 論語入門 / 성신여자대학교 출판부

  30. [단행본] 서수용 / 2011 / 선비정신에서 찾는 공직자의 길 / 퇴계학연구원

  31. [단행본] 서지문 / 2001 / 영어로 배우는 논어(1) / 창작시대

  32. [단행본] 유학주임교수실 / 1996 / 유학사상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33. [기타] Chosun.com 오피니언 / 2010 / 정민의 세설신어 기사

  34. [학술지] 김용재 / 2016 / 韓國經學 연구에 있어서의 體人知 [Change] (體: 정체성, 人: 관계성, 知: 창조적 지식), - ‘있어왔던’ 경학 연구에서 ‘있어야 할’ 경서 공부로 - / 유학연구 34 : 165 ~ 192

  35. [학술지] 김용재 / 2011 / e세대를 위한 ‘교양 유학’ 교수-학습 지도법: 변화의 시대, 성균관대학에서 ‘儒學’ 강좌가 주는 의미- / 한글판<유교문화연구> 1 (18) : 465 ~ 492

  36. [학술지] 김용재 / 2008 / 傳統文化 및 儒敎敎育의 활성화 / 유교사상문화연구 (31) : 87 ~ 115

  37. [학술지] 김용재 / 2007 / 동아시아 古典敎育과 文化콘텐츠[Culture-Content] 개발 / 漢文敎育硏究 28 (1) : 81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