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와 과타리의 「도덕의 지질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덴마크의 스피노자주의자 지질학자” 옐름슬레우(Louis Hjelmslev)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그가 언어활동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더 중요한 건 언어활동에서 ‘지층화’를 뽑아내는 일이었다고 진술한다. 요컨대 들뢰즈와 과타리의 전략은 옐름슬레우의 언어학을 바탕으로 ‘지층의 과학’, 즉 ‘지질학’을 구성하는 일이었다. 이 고원에 등장하는 지층, 지층화, 평면 등의 개념은 모두 옐름슬레우한테서 왔다. 따라서 이들 개념이 옐름슬레우 본인한테는 어떤 의미였고 들뢰즈와 과타리가 어떻게 전유했는지 살피는 일은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다. 옐름슬레우의 ‘기호 함수’ 개념은 들뢰즈와 과타리한테서 ‘기호 기계’를 거쳐 ‘(추상적인) 기계’로 가공된다. 「도덕의 지질학」은 3개의 거대 지층, 즉 ‘물리-화학지층’, ‘유기체 지층’, ‘기호-사회 지층’을 다루는데, 이 셋을 관통하는 것이 ‘기계’의 작동 즉 지층화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 각 지층에서 기계가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분석 도구를 마련했다. 옐름슬레우의 언어 분석은 언어 ‘생산’의 논리를 알게 해주며, 궁극적으로는 의미론의 영역을 훨씬 넘어서는 일반 기호 이론으로 인도한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기호 이론을 존재하는 모든 것의 작동 원리로 격상시킨다. 최소의 요소들로부터 우주 속 무한한 생성을 설명하는 원리, 들뢰즈와 과타리가 옐름슬레우한테서 찾아 낸 교훈이 그것이다.

A key player in Deleuze and Guattari’s “Geology of Morals” is Louis Hjelmslev, the “Danish Spinozist geologist”. Deleuze and Guattari state that he was interested in language, but more importantly, in extracting ‘stratification’ from language. Deleuze and Guattari’s strategy was to construct a ‘science of strata’, that is, ‘geology’, based on Jelmslev’s linguistics. The concepts of strata, stratification, and plane in the 3rd Plateau, all came from Hjelmslev. Therefore, it is meaningful enough to examine what these concepts meant to Hjelmslev himself and how Deleuze and Guattari appropriated them. Hjelmslev’s concept of ‘sign function’ is elabrated into ‘(abstract) machine’ via ‘semiotic machine’ in Deleuze and Guatari. “Geology of Morals” deals with three large strata, namely, the ‘physico-chemical strata’, ‘organic strata’, and ‘semiotic-social strata’, and what penetrates these three is the operation of the ‘machine’, that is, stratification. The present paper provides an important analytic tool for subsequent researches to understand how the machine functions differently in each strata. Hjelmslev’s linguistic analysis reveals the logic of language ‘production’ and ultimately leads us to a general theory of semiotics that goes far beyond the signification. Deleuze and Guattari elevate semiotic theory to the key principle of everything that becomes. This is the principle that explains infinite number of cosmic becomings from minimal elements. It is the lessons Deleuze and Guattari found from Hjelmsl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