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초의 『데카메론』과 에로틱 르네상스

곽차섭

doi:10.48115/cogito.2021.02.9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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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정보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코기토 학술저널
코기토 제93호
2021.2 251 - 275 (25page)
DOI : 10.48115/cogito.2021.02.93.251

저자정보

곽차섭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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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보카초의 『데카메론』은 새로운 설화 형식과 문체로 근대문학의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작품 중 하나라는 전통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것에 담긴 사랑과 섹스에 대한 탈 중세적인 새로운 관점과 당시로서는 매우 에로틱한 묘사들에 대한 적절한 해석이 충분히 제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작품은 중세 내내 견지되어온 금욕주의적 태도와 궁정적 사랑의 이상과도 단절하고 사랑과 섹스를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만듦으로써 사랑의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나아가 『데카메론』은 이후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본격적인 포르노그래피적 작품을 비롯한 르네상스 에로티카의 원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중세 이래 『데카메론』이 거의 최초로 제시한 주장―섹스와 사랑은 서로 불가분이며 자연적이라는 관념과 윤리―은 르네상스 내내, 그리고 그 이후에까지도, 그리고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역에서 에로틱 혹은 포르노그래피적 주제를 다룬 대부분의 저작들에 짙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Although it has been a traditional appraisal that Giovanni Boccaccio’s Decameron is one of the first modern literature owing to its new form and style of novella, it is still difficult to find the proper and enough readings of its post-medieval new point of view and much erotic representations on women’s love and sex. The Decameron, by separating the attitudes of continence and the courtly love in the Middle Ages, and making love and sex the inseparable relation, became a kind of threshold in the history of love. Furthermore, it is particularly significant that the Decameron played an important role in the writing of the Sei giornate which consists of two pornographic dialogues by Pietro Aretino. The new ethic and conception of sexuality that Boccaccio expresses in the Decameron left deep traces in the erotic and pornographic works in the Renaissance and early modern europea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