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데카르트의 철학을 하이데거의 존재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데카르트 철학이 은폐한 존재의 의미를 해명하는데 있다. 이런 하이데거의 존재의미에 대한 해명은 바로 인간 삶의 장을 회복하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하이데거는 전통철학을 존재망각의 역사로 규정한다. 존재망각은 지금까지 ‘존재’는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런 전통철학의 평가 속에서 데카르트 철학을 중요하게 분석한다. 하이데거에게 데카르트는 절대적인 인식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철학사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가장 극단적으로 존재를 은폐했기 때문이다. 즉 데카르트는 세계와 자아를 그 자체 분리된 존재, 즉 ‘세계 없는 자아’와 ‘자아 없는 세계’라는 두 실체로 파악했다. 그 결과 세계와 인간(현존재)의 공속적(통일적) 관계는 불가능하며, 존재 그 자체는 깊숙이 은폐되었다. 데카르트이후 니체를 포함한 근대철학 역시 세계와 인간의 분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나아가 데카르트가 은폐한 존재의 의미 또한 해명하지 못했다. 이것은 존재해명이 데카르트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데거는 데카르트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망각된 존재를 밝히고자 한다. 하이데거에게 그 망각된 존재는 인간과 세계의 공속적(통일적) 관계 속에서 드러나며, 그 관계 속에서 구체적 경험으로 나타난다. 즉 하이데거의 존재는 현존재가 자신의 실존을 위해 세계와 공속적(통일적) 관계를 가질 때 체험되는 존재이다. 따라서 이런 존재 체험은 전통철학이 말하는 사유하는 존재일 수 없으며, 세계 또한 사유속의 관념세계일 수 없다. 사유하는 존재와 관념세계는 공속적(통일적) 관계가 아니라 ‘이원론’적 관계로 그런 관계 속에 존재는 추상적이고 이론적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에게 존재는 인간과 세계의 이원론을 극복하고 인간(현존재)의 실존을 통한 세계와의 공속적(통일적) 관계 속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