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에서 필자는 감정의 지향적 내용에 대한 여성주의적 해석을 통하여 여성의 분노와 우울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상담의 가능성을 논의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가부장제 문화에서 여성 감정의 지향적 내용은 문화적 가치와 연루되어있다는 것을 보이고 그러한 구조와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올바른 치유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을 논의한다. 이 목적을 위하여, 필자는 한편으로 감정의 지향성논제에서 출발하여 여성의 분노와 우울의 감정이 사고나 행위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철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는지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지향성 논제만으로는 여성주의 상담이 되기에 불충분하며 그 논제를 여성주의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논의한다. 또한 감정의 지향적 내용에 대한 여성주의적 해석을 위해,스토아 철학이나 인지치료의 역할을 살펴보는 동시에 그것이 갖는 감정치료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 글에서 필자는 특히 여성의 분노와 우울의 감정에 초점을 두어 논의한다. 분노는 대표적인 지향적 감정이다. 가부장제 문화에서 많은 여성들은 어느 정도 분노와 화를 쌓고 살아가거나 우울감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필자는 이와 연관된 상담사례를 통하여 사회 문화적으로 요구되거나 내담자 스스로 내재화한 가부장제 가치가 어떻게 내담자의 분노에 대한 정당화나 올바른 명명과 표현을 가로막는지, 그리하여 정당한 분노를 왜곡하거나 억압함으로써 여성의 분노가 화(화병)와 우울감으로 전환되는지 논의한다. 이런 논의를 통하여, 감정의 지향적 내용에 대한 여성주의적 시각을 포괄하는 넓은 맥락에서 감정을 재기술하거나 내담자의 감정과 연루된 가치체계를 반성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자신의 분노와 우울을 올바로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 여성주의 철학상담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