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콰인의 고전적 논문 “경험주의의 두 가지 독단”은 20세기 분석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 콰인은 논리 실증주의의 주요 신조 두 가지, 즉 분석-종합 구별 및 환원주의를 “독단”으로 규정하고 공격함으로써 논리 실증주의를 결정적으로 논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BR 이른바 두 가지 독단 중 사람들의 주의를 많이 끈 것은 분석-종합 구별, 즉 “첫 번째 독단”이었다. 이는 콰인이 그 논문의 대부분을 분석-종합 구별에 대한 공격에 할애했던 데다가 “두 번째 독단”, 즉 환원주의의 독단은 다소 대수롭지 않게 다룬 탓이 컸다. 그는 두 번째 독단에 비해 첫 번째 독단을 다루는 데 거의 세 배의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 뒤 일반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이차 문헌들도 일차 문헌이 한 대로 따라 해왔던 것이다.BR 이 논문은 두 가지 독단 중 이른바 “두 번째 독단”에 대한 콰인의 논의와 그의 새로운 대안적 견해를 집중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그 동안 콰인의 “경험주의의 두 가지 독단”에 대한 논의가 주로 첫 번째 독단에 집중해왔던 상황에서 이 논문은 두 번째 독단 및 콰인의 새로운 철학적 시각이 더 중요하다고 간주하고, 이 부분과 관련된 콰인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이 일을 위해서는 먼저 그의 논문의 전체적인 일반적 구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콰인이 비판하고자 했던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견해, 특히 그 중에서도 카르납의 인식적 견해를 간단히 살펴본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 독단에 대한 콰인의 논의와 전체론적 검증주의에 대한 그의 제안이 과연 카르납의 인식적 견해에 대한 진정한 공격이 되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