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는 사이버네틱스의 이론적 체계 및 이 이론이 지향하는 인식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때 필자는 특히 이 인식론의 메타-과학적 지위를 정당화하는 것에 몰두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필자는 사이버네틱스의 역사, 학문적 체계 그리고 인식론 등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필자가 강조해 온 구조구성주의의 인식론에서 사이버네틱스의 인식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계보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사이버네틱스는 일반체계론의 한 분파이다. 물론 그 반대를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데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양자는 궁극적으로 구조구성주의의 인식론으로 통합된다. 다른 한편으로, 통사구조, 의미구조, 의미소, 판단체계, 추론체계 등과 같은 용어들에서 보듯이, 인문학적 사고도 체계론적 사유를 벗어나면, 더 이상 학문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철학적 해석학자들이 염려하듯이, 사이버네틱스는 컴퓨터 공학에 고유한 단순환 기계론적 환원주의가 아니다. 이는 오히려 철학적 반성이 구축해 온 모든 고려 사항들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특히 관찰 대상과 관찰자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체계의 구성과 진화를 해명한다. 또한 이는 모든 과학적 체계들, 즉 공학적 체계, 유기체적 체계, 심리학적 체계, 사회학적 체계 그리고 심지어 체계에 가장 저항적인 인문학적 체계까지 포섭하면서 체계들 상호간의 진정한 상호작용의 본질을 질적으로 기술할 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수학적인 엄밀한 공식을 구성하려고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사이버네틱스는 이 시대의 메타과학이며, 가능한 한 전체를 사고하려는 사유운동, 즉 진정한 의미의 철학적 사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