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2015년 본격화된 ‘페미니즘 리부트’가 미투 운동, 불법촬영 반대운동, 낙태죄 폐지 운동으로 이어지며, 2020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20대 여성의 절반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인식하며 페미니즘 대중서 붐을 추동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 강단은 청년들의 페미니즘 지식에 대한 욕구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BR 본 연구는 ‘성’ 관련 교양 수업을 대학이 일련의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의 사회 변화와 학생들의 수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중요한 자료라고 보고, 이를 탐색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페미니즘 리부트’를 전후하여 14개 대학에서 개설된 ‘성(sex, gender, sexuality)’ 관련 교양 교과목명의 변화를 살펴, ‘성’을 바라보는 대학과 교수자의 인식을 탐색하고, 강의계획서의 내용을 분석하여 대학이 사유하는 ‘성’과 페미니즘과의 간극 혹은 접점을 살펴본다. 분석 결과, ‘성’ 관련 강의의 양적 변화는 청년들의 페미니즘 지식 열망에 대한 대학의 긍정적 응답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젠더 계급을 부정하고 양성의 조화만을 강조하거나, 이성애 중심주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전제하는 ‘성’ 강의가 상당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SNS에서 싸우고 페미니즘 대중서로 독학하며 고군분투하는 20대 여성들이 계속해서 페미니즘과 사회변화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학이 지식과 배움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성학 교과목의 증설 및 신설, 여성학 수업의 페미니즘 페다고지의 실천에 대한 고민과 함께, 다양한 학과에서 주관하는 ‘성’ 강의의 현황을 파악하여 성차별적 강의에 개입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