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적 여정은 아카데미학파로 대표되는 고대의 회의주의에 대한 논박으로 시작하고 발전한다. 아카데미학파는 스토아주의가 자연적 영역에 대한 감관지각의 관계를 통해서 앎의 통일성을 소유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 통일성이 하나의 환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여 다양한 논의를 양산했다. 아카데미학파는 감관지각의 불완전성을 논의함으로써 인간이 사물의 본성에 대한 앎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진리를 발견할 수는 없지만 진리를 추구할 수는 있다는 상대주의적 입장으로 나아간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아카데미학파의 주장에 반박하고자 『콘트라 아카데미코스』를 중심으로 여러 저작에서 아카데미학파의 감관지각 이론에 대해 비판하면서 자신의 감관지각 이론을 정립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콘트라 아카데미코스』에서 감관지각에 대한 아카데미학파의 회의적 질문, 즉“어떻게 이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가. 만약 감관들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면?”, “만약 당신이 잠들어 있을 때에도 당신이 보는 것이 이 세계인가?”라는 명제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에게 외현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참이지만, 그것을 보이는 그대로 존재한다고 여겨 함부로 동의할 때에만 오류라고 답한다. 또한 그는 유사 세상이라는 사실이 곧 감관지각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꿈속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인식하는 감관의 활동은 정상적일 수 있다는 논의를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