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연구는 성리학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추론의 유형과 그 성격을 고찰한 것이다. 성리학에서 도덕적 추론은 연역적 추론과 조합적 추론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연역적 추론은 성인의 언행을 비롯하여 전통적으로 중시되어온 도덕적 표준들을 대전제로 삼는 추론이다. 이러한 추론은 도덕적 판단이 보편적 표준에서 도출되었을 경우에만 정당화된다는 점에서 ‘상향적, 수직적’ 사고패턴을 보인다. 조합적 추론은 기존의 표준이 없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예외적 상황에서 행해지는 추론이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독립된 다수의 요소들과 전제들을 협응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수평적, 개방적’ 사고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전자는 일상적 상황에서 유용하지만 행위자의 자율성이 문제되고 후자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유용하지만 판단의 객관성이 문제될 수 있다. 이처럼 양자는 대조적 측면을 지니지만, 상보적 측면을 지니기도 한다. 기존의 표준들은 도덕에 대한 통찰력의 보고로서 개방적 추론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추론의 결과는 공동체의 검토를 거쳐 연역적 추론에서 대전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에는 양자를 별개의 것으로 보기보다는 전자는 도덕성 발달의 초보적 수준에서, 후자는 도덕성 발달의 성숙한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