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확신견해에서는 약속인이 피약속인에게 어떤 것을 할 것이라고 말할 때 후자가 그것이 일어날 것임을 확신하게 됨에 주목하고, 전자가 이렇게 형성된 확신에 반해 행위 하는 것이 그르다고 본다. 따라서 약속인에게는 그 행위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것이 바로 약속이행의 의무가 된다. 그런데 피약속인이 약속인의 말을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그리고 강력한) 근거가 바로 약속이행의 의무에 대한 약속인의 사전 인식이라면 확신견해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스캔런은 약속인이 적절한 주의 원칙을 따를 때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지만, 콜로드니와 월러스는 이 원칙은 약속인의 의도의 지속성을 보장하지 못하기에 피약속인의 확신 형성에 실패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적절한 주의 원칙은 약속인이 자신의 약속 실현에 방해가 되는 예측 가능한 외부적 제약조건들을 명확히 인식한 후 실현가능성이 높은 약속만을 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 원칙은 그들의 주장과 달리 약속인의 의도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적절한 주의 원칙은 약속인이 자신의 의도가 변할 수 있다고 피약속인에게 경고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기에 이 원칙은 여전히 순환성반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행위자의 의도의 변화 가능성에 영향을 끼치는 근원적 내외부적 제약조건은 약속인과 피약속인 모두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기에 그런 조건을 강조하는 것이 적절한 주의 원칙의 중심적 역할일 필요는 없다. 게다가 설령 그 원칙이 그런 역할을 수행한들 이는 피약속인의 확신을 특별히 감소시키지도 않는다. 물론 피약속인의 확신은 조건적 성격을 띠게 되겠지만 이러한 조건성이 확신의 가치가 실현되는 데 큰 장애물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