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로봇과 관련된 과학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이들 존재의 현실화가 예견되면서 인격(person) 논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왜냐하면, 앞으로 이들과 인간과의 사회적 관계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법적 또는 도덕적 차원의 문제들에 규범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론의 가장 기초적인 논의가 인격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인격 개념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통적인 인격 개념에 대한 기존 해석은, 해당 존재가 합리성이나 쾌고 감수 능력(sentiment)과 같은 특정한 내재적 속성을 보유했는가와 관련되는데, 이러한 기존의 인격 논의는 인간종내에서도 식물인간과 같은 가장자리 상황(marginal cases) 인간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연종인 동물을 배제할 때 제기되는 종차별주의(speciesism) 비판에 취약하다. 더욱이 이러한 기존의 인격 개념은 자연종에 토대를 두고 있어,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인공종을 고려 대상에서 처음부터 배제한다는 문제가 있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인격 개념은 인정(recognition)에 토대를 둔 논의라고 주장하고 인정에 근거한 모델을 제시한다. 인정에 근거한 인격 개념 모델은 전통적인 인격 개념의 정의를 유지하면서도 내재적 속성 해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정의 범위에 대한 확장 가능성, 인정 논의 세분화를 통한 인격 개념의 분화 설명, 효과적인 규범적 판단 기준 제시 등의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