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삶 개념은 아도르노의 철학에서 규범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 규범적 역할을 수행하며 왜 그런지는 전혀 분명하지 않다. 그의 삶 개념 자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도르노는 삶이 자연과 역사의 교차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삶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한 규정은 불가능하다는 최소한의 단서를 준다. 이 연구는 이 단서에 의존하여 그의 삶 개념을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참고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헌은 「자연사의 이념」 강연이다. 이 강연은 삶이 역사에 관통된 자연-존재로서 무상성의 근본 특징을 갖는다는 점, 그리고 무상한 것으로서의 삶 이해는 미적-역사적 차원에서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점을 도출하는 근거가 된다. 이에 따라 첫째, 미적 차원에서의 삶 고찰은 아도르노가 강조한 삶의 무상성을 완전한 개념규정의 불가능성으로 해석하면서, 그런 삶 이해를 니체의 생기론적 삶 이해와 연관시키고, 다시 구별 짓는다. 아도르노에게 삶은 타자를 향해 발산하는 힘만이 아니라 또한 타자를 수용하는 힘 안에 존속한다. 둘째, 역사적 차원에서의 고찰은 수용적 힘 속에서 이해된 삶의 역사가 이전과는 전혀 달리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미메시스적 삶은 진보하는 이성의 역사가 아니라, 고통과 희생의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