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에서 나는 소크라테스의 엘렌코스가 검증의 역할을 수행하는 진리탐구의 한 방법이며, 비단 윤리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있어서 사용되는 탐구방법임을 주장한다. 소크라테스의 엘렌코스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에 한정하여 이루어지지만, 나는 『필레보스』를 통해 엘렌코스의 목적을 밝혀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엘렌코스를 진지한 탐구방법으로 보지 않는 해석은 엘렌코스가 탐구에 성공하지 못하고 아포리아에 빠져버리는 대화상황만을 고려했기 때문인데, 『필레보스』에서는 인간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가 성공한 경우에 엘렌코스가 쓰인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엘렌코스는 언제나 ‘ti esti 물음’에서 시작하는 탐구와 동시에 작동하며, 소크라테스는 상대방을 논박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프로타르코스라는 좋은 대화상대자와 함께 대화를 잘 이어나가 탐구를 수행하기를 원한다는 점, 그리고 실제로 이들이 변증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탐구를 이행하게 된다는 점을 들어 나는 이 방법이 진리탐구를 목적으로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