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도덕적 판단과 가치의 보편화가 무의미한 시도인가 또는 아닌가에 대한 논의이다. 많은 학자들이 도덕 상대주의를 주장하며, 도덕가치나 도덕적 판단이 한 문화전통 안에서는 진위를 판단할 수 있지만, 이 영역을 뛰어 넘은 도덕가치는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도덕 판단도 보편화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절대적 또는 초월적 도덕가치가 존재하지 않지만, 보편화 시도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이유는 도덕 외적 가치로 환원될 수 없는 도덕가치가 존재하며, 이 가치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에서 유래된다고 할 수 있다. 도덕 상대주의는 보통 도덕가치의 도구성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표적 논의가 존 맥키의 가언명법 주장인데, 이것은 도덕명령이 정언명법이 아니라 사실은 가언명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덕가치는 도덕 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도구로서, 도덕행위의 목적이 도덕명령의 조건절에 표시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도덕명령이 가언명법의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도덕가치자체가 반드시 도구성을 갖고 있다고 말 할 수 없으며, 맥키의 주장은 일상적 도덕관념과 잘 맞지 않음을 보여준다. 도덕 외적 가치로 환원될 수 없는 도덕가치가 있다면, 이 가치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될 수 있고, 또 보편화될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이런 보편화가 있을 수 없다면, 다른 문화권에서 일어난 도덕적으로 잔혹한 행위들을 판단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 된다는 것이다.